미국화재폭발조사관 (Certified Fire & Explosion Investigator; CFEI)

미국화재폭발조사관 (Certified Fire & Explosion Investigator; CFEI)

 

 제가 미국화재폭발조사관(Certified Fire & Explosion Investigator - 이하 CFEI)에 대해 알게 된 건 201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일하던 현장에서 크고 작은 화재, 폭발이 발생했었고 HSE 업무를 담당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화재, 폭발조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화재폭발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는 경우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화재의 경우 회사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게 되었고 조사팀에 속한 사람들이 화재폭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과거의 경험에 의지하여 주먹구구식으로 조사가 진행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좀 더 과학적인 화재조사 방법이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우리나라에도 '화재감식평가기사'라는 국가기술 자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화재감식평가기사를 취득하고 외국에도 이와 비슷한 자격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구글링을 통해 찾아보니 NFPA 921 내용을 바탕으로 한 CFEI(Certified Fire & Explosion Investigator)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NFPA 921 (2014 edition)

  CFEI 자격에 대한 정보를 얻고 바로 아마존에서 그 당시 최신 버전의 NFPA 921 (2014)를 구매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간 CFEI를 따겠지라는 생각으로 우선 질렀는데 올해초까지 거의 10년 가까이 책장에서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사실 몇해전부터 따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시험응시 조건도 조건이지만 시험응시를 위해서 최소 일주일 정도는 업무 공석이 생기기 때문에 많은 부담이 있었고 그렇게 한 해 두 해 미루다 보니 23년까지 오게 됐습니다.

 

 

▣ CFEI 교육과정 수강 (feat. 방재시험연구원)

 국내에는 CFEI 자격 교육과정을 개설한 곳이 화재보험협회(방재시험연구원), 한국화재감식학회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저는 그 중 방재시험연구원에서 개설한 2월 20일 ~ 24일 교육과정을 수강하였습니다.

 

강의실 내부 모습

 

 5일간의 교육과정 비용은 88만원이고 여기에는 교재비와 숙소, 식대비용이 모두 포함된 비용입니다.

 

 

교육교재와 텀블러 그리고 칫솔세트

 

 

 교육은 NFPA 921: Guide for Fire and Explosion Investigations의 용어와 정의를 기본내용으로 하여 진행됩니다. 교육내용은 영어를 기본으로 하여 진행되지만 어느 정도 영어 공부를 하셨고 소방이나 안전 등의 업무를 하셨던 분들이라면 생소하지 않을 정도이며 중간중간 강사분들이 내용 설명을 하는 시간도 있어서 크게 무리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의실 밖에는 이렇게 소화시설 시뮬레이션 모형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강사님들이 중간중간 본인의 경험이나 실제사례들을 설명해주며 수강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교육내용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교재만 책 읽듯이 읽고 지나가는 강사분도 계셔서 아쉬운 부분이 조금 있었습니다.

 

 방재시험연구원 부속식당의 밥은 적당히 깨끗했고 먹을만 했습니다.

이거 보다 맛있는 반찬 많이 나왔습니다...

 

 

숙소도 방재시험연구원 부지 내의 숙소를 제공해 주셨고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 때문에 2인 1실이 아닌 1인 1실로 배정을 해주셔서 아주 편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숙소 내부 모습

 

 

▣ CFEI 시험접수 준비

 5일간의 교육과정이 끝나면 교육수료증을 받고 퇴소를 하게 되며 그 이후 약 한 달 동안 CFEI 시험신청 준비(NAFI 회원가입, 회비납부, 시험원서 작성 등)를 하고 방재시험연구원을 통해 NAFI(National Association of Fire Investigators)에 시험접수 신청을 하게 됩니다.

 

 시험은 6월 3일(토) 예정으로 잡혔습니다.

방재시험연구원 CFEI 교육수료증

 

 시험공부는 기출문제들의 난이도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 딱히 시험을 염두하여 5월 마지막주까지는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 예시

 

 

▣ CFEI 시험응시 (화재보험협회 본사)

 3월 말 경 시험원서를 접수하고 약 2개월 후 예정대로 6월 3일 (토) 오전 9시 30분부터 한국화재보험협회 본사 1층 강당에서 CFEI 시험을 쳤습니다.

https://place.map.kakao.com/27609969

한국화재보험협회

 

 2월 교육과정에 참석하신 분들 중에 안 보이는 분들도 계신 걸 봐서는 교육을 수강한 분들이 전부 시험을 응시하지는 않은 듯했습니다.

한국화재보험협회 본사 1층 강당

 

 시험장소에 도착을 하게 되면 지정위치를 알려주시는데 해당 자리에 앉아 있으면 NAFI membership certificate, patch, sticker 등을 나눠주는데 처음엔 시험도 보기 전에 합격증을 나눠주는 건가 싶어서 의아했지만 내용을 보니 ＄65짜리 NAFI 연간 회원을 끊으면 주는 증명서였습니다.

7만원짜리 회원 증명서와 패치, 스티커 들

 참고로 CFEI 시험을 접수하기 위해서는 NAFI 회원으로 가입해야만 합니다 :)

 

 시험은 NFPA 921을 베이스로 한 100문제를 2시간 동안에 풀게 됩니다. 하지만 시험의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기출문제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공부시간을 크게 할애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랑 같은 날 시험을 쳤던 분들도 대부분 1시간 만에 시험문제를 다 풀고 퇴실했습니다.

 

▣ 시험결과

시험 결과는 보름뒤인 6월 20일 (화) 아침에 이메일을 통해 통지되었습니다.

너. 합격. 축하.

 

 본 메일을 받고 NAFI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니 멤버십 증명서 내용 중 이름 옆에 CFEI가 붙어 있습니다.

(본 메일을 받기 전까지는 이름만 적혀있었음.)

Proof of membership

 

이렇게 해서 CFEI 교육부터 시험응시, 시험결과까지의 과정이 끝났습니다.

 

 

▣ CSP recertification point?

 문득 CSP(Certified Safety Professional)의 recertification point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보니 CFEI는 CSP recertification point 2점을 주는군요.

생각보다 짠 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