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ite-verification=IgayTB6QcCSK1WPVOt5fL6CcDwPSHCGjGosELI3z1A8 외국계 기업 HSE manager로 살아가기 - 3

HSE/HSE practitioner의 사회생활

외국계 기업 HSE manager로 살아가기 - 3

Slope of Enlightenment 2023. 2. 17. 16:16
반응형

외국계 기업 HSE manager로 살아가기 - 3

 

▣ 중요한 건 현실부터 파악하는 것

   새로운 회사에 들어와서 회사 분위기를 살피는데 제일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기존에 오래 다녔던 직원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다. 목소리의 톤이나 사용하는 단어, 얼굴 표정 등에서 그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얼마 전 팀장들과 같이 공장 점검을 하긴 했지만 아직 대화다운 대화는 나눠보질 못 했다.

 

 우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찾아 인사를 하면서 대화를 시도했다. 낯선 사람이 HSE팀장이라고 찾아와서 인사를 하니 초반에는 경계를 하다가 몇 번 반복해서 찾아가니 하나씩 둘씩 이야기를 꺼내주신다.

 낯선 사람을 경계를 하는 거야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고 한 두 번 겪은 일도 아닌데 그 서먹함이 참 적응이 안 된다. 그래도 난 현장분들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적어도 안전문제를 가지고 수싸움을 하려고 하는 분들은 없기 때문이다.

 

"말은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하는데 말만 그렇게 해요."

 

"작업중지요? 그런 걸 어떻게 해요. 위험해서 일 못한다 그러면 난리 날 겁니다."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딱히 바뀌는 건 없어요."

 

 등등 이미 예상했던 대답들이 돌아왔고 말씀을 하시는 분들의 눈에 기대감이나 희망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다음은 팀장들과 대화를 나눴다. 나름 회사를 오래 다닌 팀장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표정이 현장 근로자들보다 훨씬 밝고 HSE팀장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 이런 경우는 두 가지 중 하나이다. 전자는 HSE management system이 완벽히 돌아가고 있어서 안전관리에 자신감을 가지고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경우. 후자는 HSE management system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경우.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현장에서 HSE team이란 잔소리꾼, 시어머니 그리고 HSE관련 업무는 하긴 해야 하는데 뭔가 귀찮은 것들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 관리자들은 그런 게 없다. 그간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여기는 전자보다는 후자이다.

 

"아~ 그거 우리가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 ISO 45001 인증도 받아서 웬만한 건 다 하고 있어요."

 

 내가 그동안 현장을 둘러보고 느낀 점들이나 현장 직원들과의 대화 내용들과는 전혀 다른 팀장이나 관리자들의 말은 믿음이 안 간다. 특히 ISO 45001 인증을 받았다고 자신감 넘쳐하는 모습은 안전관리를 형식적으로 하는 기업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ISO 인증시스템 자체를 폄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느낀 점은 실제 현장의 안전관리와 ISO 45001 인증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문서체계와 갭(gap)이 큰 조직이 제법 많았다는 것이다. ISO auditor 들이 회사관계자가 아닌 이상 단순히 인증심사를 받기 위해 회사로부터 제공되어 진 문서와 교육된 회사관계자의 인터뷰 답변만으로 ISO 45001인증심사를 할 수밖에 없다 보니 실제 회사에서 안전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정확하게 심사를 하긴 어려울 것이다.

<ISO 45001 Occupational health and safety management systems>

 이런 문제점은 ISO 45001 인증심사를 기업 안전관리 시스템의 객관적인 평가의 기회로 보기보다는 ISO 45001 인증서를 하나의 사외 홍보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기업 경영진의 마인드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팀장들과 대화를 나눈 후 사무실로 들어와서 안전관련 매뉴얼과 절차서 등을 찾아봤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문서들이지만 현장 상황과 맞지 않고 어디서 복붙한 듯한 현장에서는 보지도 볼 수도 없는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이를테면 회사의 규모와는 맞지도 않는 소방안전센터, 소방차 등이 회사의 방재시설로 기록되어 있는 등 인증을 어떻게 받았나 싶을 정도의 내용들 말이다.

 

나: "공장장님, 잠시 시간 되십니까?"

 

공장장: "네 말씀하세요."

 

  공장장에게 솔직하게 느낀 점과 생각을 전달했다. 본인이 2년 가까이 운영을 했던 공장의 문제점에 대해 갓 들어온 HSE팀장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고 받았으니 기분이 좋진 않았을 것이다. 

 나 또한 상대방이 불편할 말을 전달하는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다. 내가 얼마나 그리고 빨리 이 회사, 조직에 융합될지 모르겠지만 융합되는 순간 Cold eye review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 "다음 주 Manager meeting 때 자료 만들어서 공유하겠습니다.

 

공장장: "그렇게 하시지요."

 

 

반응형